성장 영화를 봐도 별 감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벌새〉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알았습니다. 1994년, 성수대교가 무너지던 그해. 열네 살 소녀 은희가 세상의 첫 균열을 마주하는 이 영화는, 제 안에 잠들어 있던 누군가를 건드렸습니다. 시대적 배경 — 1994년은 단순한 배경이 아닙니다성장 영화에서 "배경"이 정말 중요할까요? 저는 오랫동안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시대든 청소년의 아픔은 비슷하다고요. 그런데 〈벌새〉의 1994년은 달랐습니다. 단순히 복고풍 소품을 갖다 놓은 것이 아니라, 그 시대가 품고 있던 폭력적 가부장제와 압축 성장의 그늘 자체가 이야기의 뼈대이기 때문입니다.1994년 10월 21일, 성수대교가 붕괴했습니다. 사망자 32명, 부상자 17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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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1.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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