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자가 주인공인 영화, 보통은 화려한 복수극을 기대하게 됩니다. 그런데 〈보호자〉의 수혁이 원하는 건 복수가 아닙니다. 그냥 평범하게 사는 것입니다. 10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온 사람이 바라는 게 고작 그것인데도, 세상은 그걸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설정 하나가 저를 영화관 의자에 붙잡아 두었습니다. 누아르 장르의 공식, 〈보호자〉는 얼마나 지켰나누아르(Noir)란 프랑스어로 '검다'는 뜻으로, 영화 장르로서는 도덕적 모호성, 폭력, 운명적 비극을 핵심 문법으로 삼는 장르를 의미합니다. 쉽게 말해 선과 악의 경계가 흐릿하고, 주인공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어두운 운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야기입니다. 〈보호자〉는 이 정의에 꽤 충실합니다.수혁은 10년의 복역을 끝내고 출소합니다. 그러나 그를 가만히 ..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이정재 감독 데뷔작이라는 말에 반신반의하며 들어갔는데, 영화가 시작된 지 10분도 되지 않아 등받이에서 등을 뗐습니다. 1980년대 안기부를 배경으로 두 요원이 서로를 스파이로 의심하며 벌이는 첩보 심리전, 그 팽팽한 긴장감이 끝까지 놓아주질 않았습니다. 긴장감의 정체, 왜 이 영화는 숨을 못 쉬게 하는가제가 직접 영화관에서 봤는데, 상영 내내 팝콘 손이 멈췄습니다. 이건 단순히 총격 장면이 많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영화가 채택한 서사 구조 자체가 관객을 용의자로 만드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헌트는 더블 블라인드 서사(Double Blind Narrative) 구조를 씁니다. 여기서 더블 블라인드 서사란, 두 주인공 모두 진실을 완전히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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