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통으로 평범한 주말 오후가 인질극으로 돌변한다면, 그 공포가 진짜로 느껴질 수 있을까요. 저는 영화 〈리얼타임 콜〉을 보며 그 질문의 답을 온몸으로 받아냈습니다. 밀실이라는 단 하나의 공간, 전화라는 단 하나의 매개체만으로 러닝타임 내내 심장을 쥐락펴락하는 웰메이드 스릴러의 진수였습니다. 밀실 스릴러가 만들어내는 공포의 질감스릴러 영화를 꽤 많이 봐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영화 앞에서는 솔직히 그 자신감이 무너졌습니다. 오프닝 시퀀스에서 벨 소리 하나가 울리는 순간, 제가 느낀 건 단순한 긴장감이 아니었습니다. 사방이 막힌 밀실(密室) — 즉 외부와의 연결이 완전히 차단된 폐쇄 공간 — 이라는 설정이, 관객의 도피 욕구마저 원천봉쇄해버린다는 걸 그때 처음 실감했습니다.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클로즈..
달리는 트렁크 안, 카메라 하나, 그리고 아침까지 돈을 벌어야만 살 수 있다는 조건. 영화 〈드라이브〉의 설정을 처음 들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박주현 주연의 이 작품은 도심 한복판에서 납치된 유튜버가 달리는 차 트렁크에 갇힌 채 라이브 방송을 이어가야 하는 극한의 원 신(One Scene) 스릴러입니다. 초반 30분은 정말이지 숨이 막혔습니다. 그런데 중반을 넘어서면서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트렁크 하나로 영화 전체를 버티는 배경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는데, 상영이 시작되고 첫 장면부터 구도가 달랐습니다. 화면 전체가 어두운 트렁크 내부로 고정된 채, 배우의 얼굴과 스마트폰 화면만 번갈아 보였습니다. 이른바 원 로케이션(One Location) 방식, 즉 단 하나의 물리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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