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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도시 시리즈는 1편 개봉 이후 누적 관객 수 기준으로 한국 범죄 액션 장르 흥행 1위를 기록한 프랜차이즈입니다. 3편 역시 개봉 직후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습니다. 솔직히 예고편을 처음 봤을 때부터 기대감이 상당했는데, 막상 극장을 나서고 나서는 복잡한 감정이 함께 남았습니다.

액션 하나만큼은 여전히 믿고 보는 이유
범죄도시3는 베트남 참사 이후 7년이 지난 시점을 배경으로, 마석도 형사가 서울 광역수사대로 이동해 새로운 팀원들과 함께 일본 조직과 연루된 대규모 신종 마약 범죄를 수사하는 이야기입니다. 무대가 해외에서 서울로 옮겨졌다는 점이 전작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었는데, 제가 직접 극장에서 봤을 때 이 변화가 오히려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줬습니다.
마석도 특유의 맨손 격투, 즉 타격감 중심의 근접 전투 스타일은 이번에도 건재했습니다. 여기서 타격감이란 화면 속 주먹이 실제로 맞는 것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촬영·편집·음향의 조합을 의미하는데, 솔직히 이 부분만큼은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악당들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마석도가 단숨에 상황을 정리할 때마다 객석에서 웃음과 박수가 함께 터져 나왔고, 제 경험상 이런 집단적 카타르시스는 팝콘 무비가 줄 수 있는 가장 강렬한 경험 중 하나입니다.
팝콘 무비(Popcorn Movie)란 깊은 서사보다 오락적 재미와 시각적 쾌감을 앞세운 상업 영화를 뜻합니다. 쉽게 말해 머리 비우고 즐기기 위한 장르인데, 범죄도시3는 그 기준에서 충분히 제 역할을 해냈습니다. 일상에 지쳐 복잡한 생각 없이 두 시간을 날리고 싶을 때, 이 영화는 그 수요를 정확히 충족시킵니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이라는 공식, 즉 착한 편이 결국 이기고 악한 편은 반드시 응징받는다는 서사 구조는 범죄도시 시리즈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공식입니다. 3편도 이 공식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제가 극장을 나오면서 기분이 나쁘지 않았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습니다. 대중 상업 영화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만족감은 확실히 챙겼습니다.
- 마석도 특유의 맨손 근접 격투 장면은 이번에도 압도적인 타격감을 유지했습니다.
- 서울로 옮겨진 무대는 익숙하면서도 다른 긴장감을 만들어 냈습니다.
- 팝콘 무비로서의 오락적 완성도는 시리즈 흥행 공식을 그대로 따라갑니다.
- 권선징악 서사는 여전히 관객의 대리만족 욕구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었습니다.
빌런 구조의 문제, 시리즈가 넘어야 할 벽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아쉬움을 느낀 지점은 빌런 설계였습니다. 1편의 장첸, 2편의 강해상처럼 단 한 명의 강렬한 빌런이 서사를 끌어가는 구조가 아니라, 이번에는 이중 빌런(Dual Villain) 구조를 채택했습니다. 이중 빌런이란 두 명 이상의 악역이 동시에 대립 구도를 형성하는 서사 방식인데, 자칫하면 각 캐릭터의 위협감이 분산되어 몰입이 끊기는 단점이 있습니다. 제 경우엔 실제로 그랬습니다. 어느 쪽에 집중해야 할지 모르겠는 순간이 몇 차례 있었고, 그때마다 긴장감이 반으로 쪼개지는 느낌이었습니다.
한국영화진흥위원회(KOFIC)의 장르별 관객 만족도 분석에 따르면 범죄 액션 장르에서 관객 몰입도를 높이는 핵심 요소로 '명확한 악역의 위협감'이 꼽힌다고 알려져 있습니다(출처: 한국영화진흥위원회). 이 관점에서 보면 3편의 빌런 구조는 아쉬운 선택이었습니다.
또 하나의 문제는 개그 요소의 비중입니다. 1편과 2편에서는 유머가 긴장감을 잠깐 풀어주는 양념 역할을 했다면, 3편에서는 그 비중이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데, 악역이 진지하게 위협을 가하는 장면에서도 개그 코드가 끼어들면서 긴장의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악역의 캐릭터 서사(Character Arc), 즉 빌런이 어떤 동기와 배경을 갖고 행동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상대적으로 얕았기 때문에 유머로 빈자리를 채우려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시리즈가 반복되면서 나타나는 서사 피로도(Narrative Fatigue)도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서사 피로도란 동일한 공식이 반복될수록 관객이 다음 장면을 예측하게 되어 긴장감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범죄도시 시리즈가 4편, 5편으로 이어질수록 이 문제는 더 두드러질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1편을 처음 봤을 때의 신선한 충격과 3편의 충격은 분명히 다른 온도였습니다. 이 시리즈를 계속 즐기고 싶다면, 제작진이 빌런의 입체감과 서사의 변주에 더 공을 들여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화평론가 집단의 리뷰 집계 사이트인 로튼 토마토(Rotten Tomatoes)에서도 속편으로 갈수록 프랜차이즈 영화의 신선도 점수가 하락하는 경향은 통계적으로 확인된 패턴입니다(출처: Rotten Tomatoes). 범죄도시3 역시 그 흐름에서 자유롭지 않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범죄도시3, 전편 안 봐도 이해되나요?
A. 기본 줄거리를 따라가는 데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마석도 캐릭터 자체가 워낙 직관적이라 처음 보는 분도 극 중반부터는 흐름을 잡을 수 있습니다. 다만 1편과 2편을 먼저 보고 가면 시리즈 특유의 카타르시스를 훨씬 강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시리즈 순서대로 보는 게 확실히 더 재미있었습니다.
Q. 범죄도시3 빌런이 약하다는 평이 많던데, 실제로 그런가요?
A. 저도 같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이중 빌런 구조 때문에 각 악역의 위협감이 1편의 장첸 수준에 미치지 못했고, 캐릭터 배경 설명도 상대적으로 얕았습니다. 액션 장면의 완성도와 별개로, 빌런에 감정 이입이 잘 되지 않아 긴장감이 분산되는 느낌이 드는 건 사실입니다.
Q. 아이들이랑 같이 봐도 괜찮은 영화인가요?
A. 범죄도시3는 15세 이상 관람가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마약 범죄를 다루고 폭력적인 장면이 꽤 있기 때문에 어린 자녀와 함께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중학생 이상의 자녀와 함께라면 극 중 내용을 짚어가며 볼 수 있겠지만, 초등학생 이하에게는 권장하지 않습니다.
Q. 범죄도시 시리즈 중 어느 편이 제일 재밌나요?
A. 제 기준에서는 단연 1편입니다. 장첸이라는 강렬한 단독 빌런, 팀 케미, 그리고 당시로선 낯선 맨손 액션의 신선함이 모두 맞아떨어졌습니다. 2편도 완성도 면에서 1편에 가깝다는 평가가 많고, 저도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3편은 팝콘 무비로서는 충분하지만 시리즈 전체 순위에서는 한 칸 아래로 내려놓게 됩니다.
결론
범죄도시3는 팝콘 무비로서 기대한 것, 즉 마석도의 시원한 액션과 권선징악의 통쾌함은 충분히 전달했습니다. 바쁜 일상 끝에 극장 의자에 앉아 두 시간 동안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싶은 분들에게는 여전히 좋은 선택지입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실제로 웃고 손뼉 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1편, 2편과 비교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중 빌런 구조가 만들어낸 집중력 분산, 지나치게 늘어난 개그 요소, 그리고 반복되는 서사 패턴에서 오는 서사 피로도는 분명한 단점입니다. 앞으로 4편이 만들어진다면, 제작진이 빌런의 입체성과 서사적 긴장감 회복에 더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그 부분이 해결된다면 범죄도시 시리즈는 충분히 더 오래, 더 강하게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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