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한 공간, 대화 몇 토막, 그게 전부입니다. 홍상수 감독의 〈풀잎들〉은 서울 골목 카페에 홀로 앉은 정희의 시선으로 타인의 사소한 대화를 70분 내내 훔쳐보는 영화입니다. 저는 이 작품을 보면서 한 번도 지루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그게 오히려 더 당황스러웠습니다. 흑백과 미니멀리즘이 만들어내는 관찰의 쾌감예술 영화라고 하면 으레 난해하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저도 솔직히 〈풀잎들〉을 틀기 전까지는 그쪽에 가까운 기대치를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보고 나니 그 선입견이 완전히 빗나갔습니다.이 영화의 핵심 도구는 흑백 화면입니다. 미니멀리즘(Minimalism)이란 불필요한 요소를 극단적으로 제거하고 본질만 남기는 예술적 접근을 말합니다. 홍상수 감독은 색채를 걷어냄으로써 관객의 시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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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10. 8.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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