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무너지는 건 건물이 아니라 사람 사이의 신뢰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그 말이 진짜로 체감됐습니다. 서울 전역이 대지진으로 폐허가 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황궁 아파트 한 동,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 재난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 이토록 날카로운 사회 비판이 들어있을 거라고는 솔직히 예상 밖이었습니다. 폐허 속 유일한 건물, 집단이기주의의 민낯재난 영화를 꽤 많이 봐왔는데, 황궁 아파트는 시작부터 달랐습니다. 온 도시가 무너진 그 광경을 처음 봤을 때, 제가 느낀 건 스펙터클이 아니라 일종의 불쾌한 낯섦이었습니다. 건물 한 채만 멀쩡히 서 있는 그 비주얼 자체가 이미 하나의 메시지였으니까요.영화는 재난 생존 심리(disaster s..
폭염이 절정으로 치닫는 여름, 극장 안 냉기만으로는 더위를 날리기 부족하다 싶을 때 저는 스크린 속 바다에서 돌파구를 찾습니다. 영화 는 바닷속 깊이 잠겨드는 순간부터 온몸의 열기가 식는 느낌이었습니다. 1970년대 해안 마을 해녀들이 생계를 빼앗기자 밀수판에 몸을 던지며 스스로 판을 뒤집는 이야기, 보기만 해도 묵은 스트레스가 싹 가시는 여름 범죄 활극이었습니다. 수중 액션 — 기존 범죄 영화에서 보지 못한 날것의 역동성범죄 액션 영화를 즐겨 보시는 분이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지 않으신가요? "왜 바다 아래는 언제나 조연 배경에 머무는 걸까?" 저도 같은 의문을 품었었는데, 는 그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었습니다.영화의 핵심 볼거리는 뭐니뭐니해도 수중 촬영 시퀀스입니다. 여기서 수중 촬영(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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